인사이트 · 3분 · 05.17

내가 쓸 악기를 내가 만들어 앨범 한 장 — modal-16이 보여준 바이브코딩의 정상 작동 모드

loopy vibecoder

핵심 요약 (TL;DR)

음악가 Jeff Ulicny가 Claude와 "디자인을 주고받으며" 단일 HTML 파일 시퀀서 modal-16을 만들고, 그걸로 single-live-take 12트랙 앨범 'Yesterday's Tomorrow, Today!'를 Bandcamp에 발매했습니다. 범용 SaaS를 흉내내지 않고 자기 도메인의 self-tool로 시작해 진짜 결과물까지 가는 것 — 바이브코딩이 가장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모드입니다.

도구를 만드는 사람과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 사이

새로운 도구가 나오면 자주 보이는 풍경이 있어요. 개발자는 "이걸로 SaaS를 만들면 뭘 팔까"를 먼저 생각하고, 도메인 전문가는 "이걸로 내가 뭘 만들 수 있을까"를 떠올립니다. 바이브코딩이 흥미로워지는 건 후자의 사람들이 도구를 잡았을 때예요.

GitHub 닉네임 madmonk13의 Jeff Ulicny는 음악가입니다. SaaS를 만들지 않습니다. 본인의 라이브 퍼포먼스용 악기 하나가 필요했고, Claude와 "going back and forth on design"이라고 본인이 표현한 협업으로 그걸 만들었습니다(Show HN 코멘트 인용). 이름은 modal-16 — 단일 HTML 파일에 들어가는 브라우저 시퀀서입니다.

modal-16은 어떤 도구입니까

빌드도 서버도 npm도 필요 없습니다. HTML 파일 하나를 브라우저에서 열면 끝이에요. 안에 들어간 건 Tone.js 위에 올린 16-step 폴리포닉 시퀀서 — 멜로디·코드·베이스·5개 드럼 보이스가 동시에 돕니다.

  • 멜로디 악기 10종 (Piano, Rhodes부터 Supersaw, Acid 303까지)
  • 5개 스케일 × 10개 진행의 하모닉 시스템
  • 8개 스냅샷 슬롯으로 라이브 중 패턴 호출
  • Stutter 같은 퍼포먼스 도구
  • 키보드 단축키, 오디오·스크립트 녹음

"시스템이 생성하고, 작곡가가 무엇이 남을지 결정한다(the system generates, the composer decides what stays)" — 이게 modal-16의 동작 원리이자 Jeff의 작업 철학입니다.

도구가 끝이 아니라 결과물이 끝이다

이 사례에서 진짜 중요한 부분은 도구가 아니라 결과물이에요. Jeff는 modal-16으로 그저 데모 트랙 하나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12트랙짜리 앨범 'Yesterday's Tomorrow, Today!'를 single-live-take로 녹음해 Bandcamp에 풀었습니다. 포스트프로덕션 없이, 시퀀서가 제안한 패턴을 라이브에서 다듬는 방식으로요. 첫 트랙의 퍼포먼스 스크립트는 GitHub 리포에 함께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흐름은 코드 자체보다 코드를 둘러싼 작업의 형태가 더 흥미롭습니다. "악기를 만든다"는 작업과 "음악을 만든다"는 작업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Tone.js로 wrapping을 하고, 라이브 중 발견한 한계를 다시 코드로 돌아가서 고치고, 그 결과로 한 트랙이 끝납니다. 도구의 진화와 결과물의 진화가 같은 세션 안에서 일어나는 거죠.

게임을 만들거나 SaaS를 흉내내지 않는 바이브코딩

요즘 바이브코딩 사례를 보면 두 줄기가 두드러집니다. 하나는 "single prompt로 게임을 매일 출시한다" 같은 스피드 데모, 다른 하나는 "1인 SaaS 월 매출 $XK"의 비즈니스 모델 검증이죠. modal-16은 두 줄기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 SaaS를 만들지 않습니다. 무료 OSS 도구예요.
  • 게임도 아닙니다. 본인을 위한 라이브 악기입니다.
  • 점수를 따려는 Show HN도 아닙니다. Show HN은 그저 앨범과 도구를 알리는 통로일 뿐이죠.

대신 Jeff가 한 건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도메인에 정확히 맞는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를 자기가 첫 사용자로 검증하고, 결과물(앨범)을 외부에 내놓은 것입니다. 이 패턴은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작가·과학자 모두에게 그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는 자기 펜 동작에 맞춘 도구를, 과학자는 자기 데이터 형식에 맞춘 노트북을, 작가는 자기 글 흐름에 맞춘 에디터를 만드는 거예요.

FAQ

Q. 코딩을 잘 모르는 도메인 전문가가 modal-16 같은 걸 정말 만들 수 있습니까?
A. 풀스택 앱은 어려워도, modal-16처럼 단일 HTML 한 파일에 끝나는 도구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외부 의존성이 적을수록 LLM과의 협업이 단순해져요.

Q. Tone.js 같은 라이브러리를 모르면 어떻게 합니까?
A. 모르는 채로 시작해도 됩니다. "Tone.js로 16-step 시퀀서를 만들고 싶다"고 던지면, LLM이 라이브러리 호출 방식부터 알려줍니다. 작업하면서 라이브러리를 배우는 순서가 더 자연스러워요.

Q. self-tool로 시작한다는 게 왜 중요한가요?
A. 첫 사용자가 본인이라는 점이 결과물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자기가 매일 쓰지 않는 도구는 어디서 막히는지 모르거든요.

modal-16이 보여준 건 새로운 기능이 아니라 새로운 태도예요. 바이브코딩의 첫 결과물이 SaaS일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 도메인의 self-tool이 출발점이고, 그 도구로 만든 진짜 결과물이 검증입니다. 다음 주말, "내가 매일 쓰는 일에서 가장 불편한 한 가지"부터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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